|
|
카테고리
정리합니다. 먼저 글을 갈무리하고 있어요. 500개가 조금 되지 못하는 글들 중에 버릴 것은 버리고 쌀 것은 챙겨서 이삿짐을 싸고 있어요. 그동안 어리광 일색인 제 블로깅을 지켜봐주신 많은 이웃분들 사, 사... 사탕 드실래요? 히히
주소가 필요하신 분은 덧글을 달아 알려주세요. 없으면 상처받을지도 몰라요;-; 그럼, 다음에 또. ![]() 그러나 독재정치의 아픈 기억때문에 우리에게 권위라는 말은 참 부정적인 단어다. 그걸 가치중립적으로, 또는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건 아마 수십, 수백년이 걸리는 일이겠지. 그러니 차선으로라도 그 '권위'를 해체하고 국민에게 권위를 돌려줌으로서 궁극적으로 그 국민의 권위를 공유하고자 했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그건 정말 많이 고민하고 생각한 끝에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진정성을 가진 리더를, 다시 언제 만날 수 있을까. 덥고 넓고 사람 많은 곳에 혼자 가서 울다가 정말 큰일 날 것 같아서 몸사리느라 영결식에는 가지 않았다. 텔레비전 중계를 보면서 그냥 혼자 울었다. 원래 안 울었었는데 어제부터 울었다. 아, 정말 큰 별이 지는구나 싶어서.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건 당연한 거니까 거부할 생각은 없다. 이왕에 이용할 거 멋지게 이용해라. 이왕에 이용당할 거 확실하게 힘써보자. 당신은 그만큼 가치가 있는 사람이었으니까. 잊지 않는다.
모두가 변하지 않는 진리를 찾는다. 그러나 그 유일무이한 불변의 진리라는 것이 있다면 끊임없이 변화하는 이 세상에 대해서 과연 얼마나 설명해줄 수 있을까, 라고 교양 수업시간에 교수가 말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나는 좀 변해야 쓰겠다.
who -five o'clock heroes feat. agyness deyn
"꽃이 피었다"는 꽃이 핀 물리적 사실을 객관적으로 진술한 언어입니다. "꽃은 피었다"는 꽃이 피었다는 객관적 사실에 그것을 들여다보는 자의 주관적 정서를 섞어 넣은 것이죠. "꽃이 피었다"는 사실의 세계를 진술한 언어이고 "꽃은 피었다"는 의견과 정서의 세계를 진술한 언어입니다. 이것을 구별하지 못하면 나의 문장과 소설은 몽매해집니다. 문장 하나하나마다 의미의 세계와 사실의 세계를 구별해서 끌고 나가는 그런 전략이 있어야만 내가 원하고자 하는 문장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김훈, 『바다의기별』, 생각의나무, 2008, p.141- 국제정치 세계에 있어서 평화는 중심 지역의 안정을 의미한다. 그런 안정은 주변 지역의 평화와는 전혀 무관하다. 어떤 의미에서는 주변 지역의 혼란이 오히려 중심의 평화 유지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 김용구, <<세계외교사>>, 서울대학교출판부, 2008, p.665 - 민주정체는 유권자인 시민 모두의 지위가 평등하지 않으면 성립될 수 없다. 유권자 각자의 능력이 평등하다기보다 각자가 갖는 권력이 평등해야만 성립한다는 뜻이다. 한 표는 누가 갖든 똑같은 한 표라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 이념이기 때문이다. 37쪽 그리스인에게 시민권은 태어날 때부터 갖는 '기득권'이었다. 반대로 로마인이 생각하는 시민권은 의지와 그 성과에 대해 부여되는 '취득권'이었다. 전자보다 후자가 남에게 문호를 개방한 것은 당연하다. '피'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지만, '의지'는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40쪽 최고권력자가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것은 경박한 언동으로 남의 경멸을 샀을 때다. 92쪽 역사는 현상으로는 되풀이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현상의 즈음하여 드러나는 인간 심리는 되풀이 된다. 따라서 인간 심리에 대한 깊고 날카로운 통찰력, 자기가 체험하지 않은 것을 이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상상력과 감수성, 이 가운데 하나라도 모자라면 과거에 성공했던 선례를 그대로 따른다 해도 실패할 수 있다…. 143-144쪽 평화는 최상의 가치지만, 거기에 지나치게 익숙해지면 평화를 잃어버리기 쉽다…. 248쪽 건전한 국가와 불건전한 국가의 차이는 그 나라의 군사력이 국외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지 아니면 국내를 대상으로 삼고 있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248-249쪽 정치 세계는 심포지움이 아니다. 유권자에게는 구체적으로 보고 느낄 수 있는 사실로서 보여져야 한다. 363쪽 태생도 성장 배경도 자기와는 동떨어진 이른바 '귀골'에게 하층민들이 설명할 수 없는 경외감을 느끼는 것은 그것이 '비합리'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더 순순히 들어오는 것은 합리적인 이성보다 비합리적인 감성이다. 383쪽 …불안으로 가득 찬 시대에 사는 사람들은 관용적이고 자유주의적인 종교보다 402쪽 불관용적이고 전체주의적인 신앙에 더 강하게 끌리는 법이다. 전쟁을 피하기 위해 문제가 커지는 것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 전쟁이란 결코 피할 수 없으며, 단지 미루어져 불리하게 작용할 뿐이다. 34쪽 원군 그 자체는 유능하고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원군을 활용하는 자는 언제나 손해를 입기 마련이다. 원군이 전쟁에서 지면 도움을 청한 자가 몰락할 것이고, 원군이 승리를 거두면 도움을 청한 자가 원군의 손아귀에 놓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104쪽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는 결코 존재한 적도 없는 공화국이나 군주국을 상상해 왔다. 그렇지만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인간이 어떻게 살고 있는가' 하는 문제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문제이므로, 현실의 문제를 소홀히 하는 군주는 권력을 잃고 말 것이다. 117쪽 군주, 특히 신생 군주는 통치 초기에 자신이 의심의 눈길로 보았던 자들이 처음에 믿었던 자들보다 훨씬 더 믿을 수 있고 유용하다는 사실을 종종 발견하곤 한다. 154쪽 인간은 누군가 자기를 일으켜 세워 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넘어져서는 안 된다. 누군가 일으켜 세워 주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일이 일어난다 할지라도 그것이 군주를 마음 편하게 해주지는 못한다. 그러한 보호는 군주 스스로의 능력이 아니기 때문에 깨지기 쉽고 비겁한 것이다. 오직 군주가 통제할 수 있고, 군주 자신의 능력에 기초한 방어책만이 효과적이고 분명하며 영구적이다. 173쪽 자기 중심주의자가 오히려 철두철미하게 성실한 사람의 효용성에 민감한 법이다. 38쪽 당사자든 아니든, 문제가 장기화되면 자신감을 잃게 된다. 여유를 갖지 못하게 되면, 사람은 여유를 되찾으려고 애쓰기 보다 다른 사람을 희생시켜 기분을 풀려고 한다. 240쪽 취향에 맞는 세계에서만 사는 것은 노인에게는 인생의 훈장이지만, 20대에 벌써 자신의 세계를 한정해버리는 것은 분명 병이다. 그리고 악마의 속삭임은 이런 병을 가진 자에게 가장 큰 효과를 거둔다. 306쪽 군인이 일반 사회에서 고립되는 것은 그들 자신에게 좋지 않을 뿐더러 사회 전체를 비뚤어지게 한다. 고립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끼리끼리 결속하고, 그 결과는 남과의 균형과 조화를 잊은 폭주 밖에 없기 때문이다. 394쪽 미국은 행복해지기 위해 구성된 것이 아니라 행복해질 권리를 갖기 위해 구성되었다. -기 소르망 (민유기, 조윤경 역), 『Made in USA』, 317쪽, from 문학세계사 - 미국인은 다른 나라를 진짜 국민이 살고 있는 실제 장소가 아니라 미국인의 이념 실현이나 미국인의 역사적인 불만해소를 위해 동원하는 세계적인 교통수단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 클라이드 프레스토위츠 (김성균 역), 『깡패국가』, 404쪽, from 한겨레신문사 - 『깡패국가』는 자타가 공인하는 미국의 보수주의자가 쓴 책인데도, 이 책과 함께 읽은 진보적인 프랑스인이 본 미국에 대한 책, 『Made in USA』와 흡사한 시각, 해석 등등이 많이 나와서 놀랐다. 미국의 전통적 보수주의자와 유럽의 진보적 지식인이 같은 목소리로 지적할 정도로 지금의 미국은 우려될 만큼 패권주의적이고 제국주의적인 걸까. 『나는 구름 위를 걷는다』By 필리프 프티 (이민아 역) From 이레 아무것도 없다. 쌍둥이 빌딩을 대신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만큼 압도적이고 그만큼 웅장하고 그만큼 숭고한 것은 없다. (p.91) ...도시 자체를 침탈할 듯, 강제로 항복시킬 듯, 질식시킬 듯, 저녁마다 탐욕스러운 대도시의 건물 옥상 위로 조용히 드리우며 난공불락으로 우뚝 솟은 저 한 쌍의 그림자처럼, 구름을 뚫고 들어간 저 한 쌍의 은백색 철탑처럼, 그리고 밤의 끝자락을 쫓아버리기 위해서 그 사이로 숨어드는 태양처럼, 나의 미친 쌍둥이 빌딩 정복의 꿈도, 무정하게, 다시금 나의 혈관 속으로 스며들며, 다시금 내 존재의 이유가 된다. (p.101) 필리프 프티는 세계무역센터에 줄을 치고 그 사이를 걷는 것을 꿈꾼다. 18살의 치기 어린 소년의 당돌한 꿈이다. 하지만 그것을 여섯 해 동안 잊었다가 다시 끄집어내 불을 붙인다. 그의 글은 모두 현재형이다. '-했다'라거나 '-이었다'와 같은 어미는 거의 없다. 모두가 '-이다', '-한다'와 같은 종결어미라서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내가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그가 준비하고 줄을 타는 모든 과정을 들여다보고 있는 기분이었다. 게다가 그의 글은 재기발랄해서, 끊임없이 조롱하고 자책하고 자화자찬하고 환호한다. (그래서 나는 그가 줄을 타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이 책을 썼을 거라고 막연히 느끼고 있었다가 책의 마지막에 그가 스물일곱해나 뒤에 기억을 되살려 책을 썼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흐린 날에는 정말 구름이 걸리는 높이의 마천루에서 줄을 탄다는 건 정말 꿈같은 소리다. 하지만 꿈은 물거품처럼 흩어져버리는 허황된 것이기도 하지만 가끔은 인간의 집념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필리프 프티에게 쌍둥이 빌딩은 후자의 것이었다. 전자를 후자로 만들기 위해, 그는 치밀하고 철저하게 준비한다. 책에는 그 모든 이야기가 들어있다. 건설노동자들의 출근부터 퇴근까지 모든 일과를 파악하고, 경비원의 점호시간과 교대시간을 알아내고, 사무실에서 협력자를 구하고, 건물의 설계도를 구해 구석구석 모두 외워버리고. 필요한 장비는 최소한의 것이되 최적의 것들을 준비해 어떻게 가지고 들어가고 어디에 숨기고 언제 꺼내어 어떻게 옥상까지 옮길지도 모두. 수십 번의 러프 스케치와 역할분담을 포함한 계획들과 몰래 찍은 사진 수십 장이 그가 얼마나 완벽하게 준비했는지를 증명한다. 솔직히 나는 모든 것을 농담으로 바꾸고, 모든 것에 낙담하고, 모든 것에 히죽히죽 웃을 듯한 이 프랑스 남자가 이렇게까지 치밀할 줄은 몰랐다. 그리고 그는 해냈다. 그가 몇 번이나 실패했다고 주저앉아버렸는지 모른다. 그가 몇 번이나 미숙한 계획때문에 친구들을 실망시키고 그들을 떠나보냈는지 모른다. 그가 몇 번이나 비협조적인 이들 탓에 무기력해했는지 모른다. 그렇지만 필리프는 해냈다. 그는 우아하게 허공을 걸었고, 바람에게 말을 걸고, 그 안의 모든 신들에게 인사했다. 책은 후반부에 이르러 그가 줄 위에 섰을 때에 대한 서술이 온갖 느낌과 생각, 이미지로 점철되어 다소 몰입하기 어렵고 산만한 느낌을 주지만 그런 순간에 이르러 가슴이 벅차올라 터질 것만 같았을 그를 이해하게 한다. 책을 읽으며 나는 내 꿈을 자꾸만 생각했다. 처음으로 파란 번호판의 까만 세단을 보았을 때의 느낌을. 두근두근, 막연히 바라기만 했던 것이 실체를 갖춰 눈 앞에 처음으로 나타났던 순간이었다. 처음에는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이 쿵쾅거리고, 눈치를 보며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ㅡ앞을 찍지도 못하고 고작 뒷태를 찍은ㅡ을 감춰둔 꿀단지 마냥 몰래 보며 실실 웃었다. 그러다 핸드폰이 고장나 메모리가 모두 날아갔을 때, 전화번호부나 다운받은 배경화면보다도 그 사진이 아쉬워 얼마나 분했던지. 그런데 그게 어느새 피시식 식어버렸다. 그 후 나는 파란 번호판의 차를 열 번도 더 봤고, 그럴 때마다 그것이 주는 임팩트는 점점 약해졌다. 현실적이어졌기 때문에. 나보다 잘난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그들이 얼마나 더 잘났는지, 내가 가진 것이 얼마나 초라한지를 알게 되어서. 나는 보다 실현가능하고 비용이 덜 드는 진로를 찾아냈다. 미미하게 미련은 남지만, 부질없기 때문에 미련이라고 생각하면서. 이 남자, 쌍둥이빌딩에 처음 올라갔을 때, 계속 중얼거린다. 불가능해. 이 빌딩의 높이도, 빌딩 사이의 돌풍도, 빌딩과 빌딩의 거리도 모두 불가능해. 이 빌어먹을 건물은 인간에 의해 땅 위에 세워진 것이 아니라 제 힘으로 땅 속에서 솟아난 것 마냥 거대해서, 불가능해. 그 때 그가 뭐라고 했나면, "그래, 불가능해, 그러니 시작하자."라고 했다. 필리프 프티의 책 때문에 다시 꿈을 꾸게 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내가 기대했던 것 만큼 책은 두근거리지는 않았다. 단지 한 남자의 열정과 꿈이 진지하지 않은 듯이 담겨있지만 그 일관된 태도가 오히려 더 진솔했다. 그의 솔직한 자기 이야기를 읽어내려가고 나서, 그리고 책의 마지막에 그가 일찍 죽은 사랑하는 딸에게 하는 이야기와 쌍둥이빌딩이 쓰러진 자리에 새로운 쌍둥이 빌딩을 올리자고 제안ㅡ그가 제시한 디자인은 솔직히 내겐 별로였지만ㅡ하는 것을 보면서 조금 감동을 받았다. 아, 이 사람, 살아있잖아, 하는 느낌에 책을 덮고도 한참 동안 표지를 바라봤다. 창공을 걷는 남자. 얼마 후 현실적이고 진지하게 다시 꿈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고, 꿈은 마냥 동경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걸 정말로 이뤄내려면 보다 냉정해져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이를 바탕으로 오랫만에 서로를 존중하며 생산적인 결론을 낸 대화를 부모님과 했다는 건, 조금 쑥스러운 성과. 나도 구름 위를 걸을 수 있을까. 까짓 거, 내 꿈은 실패해도 수천미터 상공에서 떨어져 죽는 건 아니니까 해보지, 뭐.
산 자에게 기억이란 날마다 갱신되는 것이지만 죽은 자의 기억은 갱신되지 않는다. - 서경식, 『디아스포라 기행 : 추방당한 자의 시선』, 돌베개, p.89 - 중요한 것은 세계를 바꾸는 것이다. 이 세계에 절망한 사람들, 이 세계를 바꿀 수 있는 길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절망의 끝에서 극단적인 저항의 수단을 택하고, 그에 대한 가차 없는 진압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을 절망으로 몰아넣고 있다. 세계를 바꿀 수 있다고 믿을 수 있다면, 아무리 곤란해 보여도 그 길의 앞을 바라볼 수만 있다면, 어떻게 자폭 같은 것이 가능하겠는가. 그 자폭 행위조차도 날로 일상화해 대단한 뉴스거리도 못 되고, 점차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파괴와 살육이 식사와 배설처럼 일상화된 세계. 극한적으로 보이는 저항조차 금세 진부하게 만들어버리는 세계. 세계 그 자체가 자폭하고 있다. - 서경식, 『디아스포라 기행 : 추방당한 자의 시선』, 돌베개, p.46 -
나 자신의 나약함과 안일함이 부끄럽다. 의식의 끝을 날카롭게 벼리자. 둔해지는 신경을 곤두세워, 일상을 발라내자. 나는 작고 모자라서 지금으로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그렇다고 놓아버리지는 않을 거야. 상상을 지워버려라 충동을 억제하라 욕망을 꺼라 지배적 이성을 장악하라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저, 천병희 역, 『명상록』, 숲, 2005, p.151 -
네가 하는 모든 일에 너 자신에게 아름다운자가 되기를 원하라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저, 천병희 역, 『명상록』, 숲, 2005, p.122 -
스스로를 아름답지 않다고 여기는 건 슬픈 일이다. 매일 아침 나에게 말하자. 나는 착하고, 예쁘고, 아름답고, 똑똑하고, 친절하고, 다정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몰라. 나를 사랑해주기. 양비론을 펴는 것은 사회 발전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으면서 토론을 죽이는 행위이다. - 홍세화, 『세느 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한겨레출판사, 1995, p.195 -
복종하는 주체의 복종심이 복종받는 객체의 물리력에 의존할 경우, 이 권력을 폭력violence이라고 부르고, 복종받는 객체의 인격적 힘에 의존할 경우, 이 권력을 권위authority라 부른다. - 정치학의 이해 p.135 -
정치학개론에서 권력과 이데올로기 부분 공부하던 중에. 이쪽 분야의 책들은 고대의 것이든 근대의 것이든 아니면 현대의 것이든 간에 고전에 많이 의존하고 인용하기 때문에 한낱 입문서를 읽어도 이렇게 인상적인 문구가 많다. 난 역시 이 분야가 좋다. 다신교시대인 고대에는 신과 인간이 후세의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친근한 관계였다. -시오노 나나미, 『로마인 이야기 11 종말의 시작』 p.34 - 신이 있든 없든, 하나든 여럿이든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신의 존재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도 없다. 기독교계 중학교를 다니는 3년 동안 반발심이 가득한 사춘기를 보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차라리 신이 없다고 바락바락 우기는 편이 나에게 어울릴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만약에 그이가 있다면 좀 더 사랑스러운 편이 낫겠다. 정치에 대한 철저한 무관심과 출세주의는 서로 모순이 아니다. 둘다 정치에 대해 비판적이지 않은 태도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 박홍규, 『소크라테스 두번죽이기』, 필맥, 2005, p.62 - 제법 오래전에 소크라테스에 대한 paper를 쓰면서 참고 도서를 읽다가 적어놓은 글귀인데, 무관심 부분이 요즈음 내 마음과 비슷해서. 세상이 어떻게 되든 사람은 살아간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촛불집회 이야기를 했더니, 갑자기 왜 화제가 진지해졌냐며 핀잔을 주는 내 소중한 친구들을 위해. 청춘의 완전연소 좀 촌스러운가요. 청춘이라는 말, 언제부턴가 엄청나게 촌스럽고 어딘가 시대착오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풋풋한 말을 하는 애송이는 제법 귀엽지 않나요. 풉. nec spe nec metu 꿈도 없이, 두려움도 없이 -이사벨라 데스테- 시오노 나나미의 『르네상스의 여인들』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memini님의 이글루에서 문득 발견해 간질간질 생각이 날락말락 하다가 언젠가 마구 뒤져서 찾아냈었다. 그 전율은, 말로 할 수 없지. 다시 생각났다. 꿈도 없이, 두려움도 없이. 하지만 난 아직 그녀의 경지에는 이르지 못한 것 같아. 나는 도저히, 도저히 이 꿈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그리스 시 선집Ⅶ 669 플라톤 나의 별이여, 눈길을 돌려 별들을 올려다보라. 오, 내가 만일 하늘의 천개의 눈을 가졌다면, 내 그걸로 그대를 내려다볼 수 있으련만. 플라톤의 국가를 공부하고 있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관련된 철학 입문 서적을 도서관에서 빌려 뒤적거렸다. 플라톤이 쓴 시라고 한다. 그 진위 여부는 알 수 없다지만, 플라톤이 쓴 거든 아니든 뭔들 어떠랴. 그리스 남자들 사이의 동성애는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고대정치사상에서 교재로 쓰고 있는 국가를 번역한 박종현씨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은 그런 동성애를 스승과 제자 사이의 건전한 애정으로 승화했다ㅡ는 쪽으로 주석을 붙였지만 그렇게 땀을 뻘뻘 흘리면서 해명해줄 건 또 뭐야. 그들은 그랬구나, 그런가보다, 하고 말면 되지. 아무튼, 그 상대가 여자든 남자든, 나이많은 스승이든 어린 미소년 제자든간에, 어찌나 이렇게 애정이 흘러넘쳐 뚝뚝 떨어지는지. 모든 발견이나 발명은 그러한 발견이나 발명을 행한 사람보다는 그것의 의미와 작용을 인식한 사람을 통해 궁극적인 타당성을 얻[는다.] - 슈테판 츠바이크,『아메리고』, 삼우반, p.54 - 미국의 정치에 대해 배우는, 그러나 사실 이제껏 배운 거라곤 린든 존슨의 부인 별명이 mrs.bird라는 것 밖에 없는 듯한 수업에서 내준 과제를 하던 중 참고문헌으로 빌린 책. 악, 이렇게 쓸데없이 긴 문장은 지양해야해! 아메리고 베스푸치와 아메리카 대륙이 사실 돈 벌고 싶었던 출판업자의 대담한 사기행각과 도용으로 인한 것이라는 충격. 세상사가 다 그렇지, 뭐. 인간이 만들어가는 세상, 멍청할 정도로 우연이 겹치는 것도 사실 인간적이지. 교수들은 상대의 어법이나 억양의 잘못을 바로잡으면 절대 안된다고 가르쳤다. 통치자 앞에서 입을 다무는 사람이 많으면 오히려 통치자에게 이롭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라니, 정말 훌륭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 시오노 나나미,『로마인 이야기 11 종말의 시작』p.40 - 이런 식으로는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다. 신선했다. 나는 참 많이 땍땍거리고, 직설적으로 잘못을 지적하는 편인데 그 만큼 내가 놓친 것들이 많았을 거라 생각하니 찌르르 하고 가슴 한 구석이 시렸다. 그런 태도의 부모님을 싫어했는데 어느새 나도 이렇네. 반성해야지, 반성. '머리'와 '손발'이 생각과 느낌을 공유하는 조직은 건전하고 따라서 강하다. - 시오노 나나미, 『로마인이야기 11 종말의 시작』p.51 -
형식주의와 책임회피로 흐르기 쉬운 관료제의 유일한 해법은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모든 조직원에 대한 배려, 그리고 그를 기반으로 한 원활한 소통. 물정 모르는 어린애의 생각이라고 한다면 할말은 없지만. 언론을 무기삼아 변명할 경우에는 그에게 찬성하는 사람들을 납득시키고 아직 태도를 밝히지 않은 사람들을 설득해야만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평범한 문필가가 아니었던 카이사르는 자기변명보다는 객관적인 서술이 그 목적을 달성하는데 더 효과적임을 알고 있었다. - 시오노 나나미, 『로마인이야기 11 종말의 시작』 p.101 -
이글루 파인더
태그
|
|